[세월호 의혹의 확정 ⑮] 서해지방해양경찰청 2

지난 회에 서해청장 김수현과 2.5미터 떨어진 거리에 있었고, 서해청장에게 상황을 보고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던 서해청 경비안전과장 김모 총경이 서해청장의 참사 당일 행적을 알지 못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의 진술을 좀 더 살펴보면 이상한 점은 단순히 서해청장의 행적을 알지 못한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다음은 서해청장의 TRS 교신과 관련된 김모 총경의 진술을 모은 것입니다.

문 : 서해청장은 TRS를 직접 교신하였는가요.
답 : TRS는 서해청장님도 가지고 계신데 교신하는 것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문 : 서해청장이 상황실에 임장한 09:05경부터 11:30분까지 TRS로 교신한 사실이 있는가요.
답 : 보지 못해 정확히 말씀드리기 힘듭니다.
문 : 서해청장이 상황실에 임장한 09:05경부터 11:30분까지 TRS로 교신하지 않고, 상황 조치도 하지 않았다면 서해청장은 상황실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다는 말인가요.
답 : 답변 드리기 곤란합니다.
(2014년 7월 4일 서해청 경비안전과장 김모 총경의 검찰 진술조서.)

김모 총경은 서해청장이 TRS로 교신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TRS 교신을 실제로 들어보면 서해청장은 몇 차례 교신을 하였습니다. 서해청장은 9시 48분경 교신에서 처음 등장하여 몇 마디의 말을 하였고 그리고는 10시 8분경 다시 등장합니다.

분명 서해청장은 TRS로 교신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근거리에 있었던 사람이 이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서해청장이 TRS를 할 때에만 마침 김모 총경이 화장실이나 어디 다른 곳에 갔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9시 48분에서 10시 8분 사이의 시간대는 세월호의 좌현이 거의 물에 잠겼을 뿐만 아니라 세월호가 계속해서 침몰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 결정적인 순간에 과연 상황실을 이탈했을까요? 또 설사 9시 48분에는 화장실을 갔다 하더라도 10시 8분에는 상황실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48분 8초경. ⓒ123정 채증영상

위는 세월호의 9시 48분 8초경의 상황입니다. 세월호 조타실에서 선원들이 탈출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세월호 자체를 보시면 조타실이 있는 5층을 제외하고는 좌현이 거의 물에 잠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 0시 8분 17초경. ⓒCN-235 촬영영상

위는 CN-235(B703호)가 촬영한 영상의 10시 8분 17초경을 캡처한 화면입니다. 세월호가 좌현으로 더 기울어서 5층 좌현에 있던 구명벌도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 이러한 상황에 서해청장은 몇 번의 TRS 교신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서해청장과 같은 공간에서 가까이 있었다고 하는 김모 총경이 참사 당일 서해청장의 활동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TRS로 교신을 한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몇 가지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김모 총경은 상황실에 있었지만 서해청장은 다른 곳에 있었고, 상황실 아닌 곳에 있으면서 TRS로 교신만 몇 번 한 경우입니다. 두 번째 서해청장은 상황실에 있었지만 김모 총경이 다른 곳에 있어서 서해청장이 TRS 교신하는 것을 보지 못한 경우입니다. 세 번째 두 사람 다 상황실이 아닌 다른 곳에 각각 따로 있었던 경우입니다.

현재로서는 어느 경우의 수가 맞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서해청장과 김모 총경이 같은 장소에 있지 않았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서해청장의 TRS 교신내용 자체를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해청장이 TRS 교신을 통해 내린 조치가 과연 적절한 것이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김수현 서해청장이 등장하는 부분의 TRS 교신입니다. TRS 녹취록과 음성파일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시간은 음성파일 파일명의 시간에 1분을 더하여야 합니다.

김경일 : 목포타워, 여기는 123. 현재 본국이 좌현 선수를 접안해가지고 승객을 태우고 있는데, 경사가 너무 심해가지고 사람들이 지금 하선을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잠시 후에 침몰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상.
목포서 상황실장 : 완료. 수신 완료. 그리고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 주기 바람.
김경일 : **
김수현 : Pl23, Pl23. 단정 내려가지고, 단정 내려가지고 귀국 쪽으로 편승시키면 안 되는지? 정장!
김경일 : 여기는 123. 현재 배가 잠시 후에 곧 침몰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단 저희들이 해상에 지금 현재 사람이 ** 내리고 있습니다. 먼저 구하고 나서 다시 계류하려고 합니다. 이상.
김수현 : 123, 123. 여기는 명1 입니다.
김경일 : 아, 여기는 123. 현재 배가 약 60도, 60도까지 기울어가지고 지금 함수 현측이, 좌현 현측이 완전히 다 지금 침수되고 있습니다. 이상.
김수현 : 123, 123. 여기는 명1. 완료.
김경일 : 여기 123. 이상.
김수현 : 123, 123. 여기, 여기는 명 1. **
(TRS 9시 48분경.)

위는 파일명이 ‘TRS_20140416_094736_24’인 5분짜리 파일의 교신내용입니다. 9시 47분 36초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여기서 1분을 더하여 9시 48분경부터 시작된 교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 교신에서 ‘타워’는 상황실을 말하는데, 따라서 ‘목포타워’는 목포서 상황실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김수현이 말한 명1은 서해청장을 가리키는 교신 용어입니다.

9시 48분경은 위의 사진에서 보신 것처럼 123정이 세월호 조타실에 접안하여 조타실 선원들이 탈출하고 있는 시간입니다. 그때 김경일 정장은 세월호가 “잠시 후에 침몰할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들은 서해청장은 “단정 내려가지고 귀국 쪽으로 편승시키면 안 되느냐”고 질문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승객을 구조하라는 지시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실제로 이 이야기는 당시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세월호에는 400명이 넘는 승객이 탑승하고 있습니다. 123정은 100톤급의 소형 경비정이고 123정이 보유한 단정은 7-8인승입니다. 그리고 방금 123정장 김경일이 “잠시 후 침몰”할 것 같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 급박한 상황에 단정을 내려가지고 세월호의 승객을 7-8명씩 태워서 123정 쪽으로 옮겨 태우라는 이야기는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어이없는 교신은 계속됩니다. 위 교신의 뒷 부분을 계속 확인해 보겠습니다.

김경일 : 여기는 123. 현재 구조된 인원은 확인하지 못해가지고 ** 현재 인원 파악은 못 하고 약 한 50명 정도, 50명 정도 본함에 승선했는데, 현재 계속 단정을 이용해 가지고 구조 중에 있습니다. 이상.
목포서 상황실장 : 123, 50명 편승했으면 거기서 가장 가까운 데, 가까운 데로다가 신속하게 내려주고 다시 구조를 더 할 수 있도록 하세요. 이상.
김경일 : 인근에다 상선 그쪽에다가 ** 하선하겠습니다. 이상.
목포서 상황실장 : 가장 인근에 있는 가까운 곳에다 신속하게 하선조치 시키고 다시 또 편승시킬 수 있도록 그렇게 조치하세요. 이상.
서해청 고모 경감 : 모든 국, 모든 국. 여기는 명인집, 명인집. ** 빨리 **
김경일 : 목포타워, 여기는 123. 현재 승객이 절반 이상이 지금 안에 갇혀서 못 나온답니다. 빨리 122구조대가 와서 빨리 구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서해청 고모 경감 : 123, 여기는 명인집타워. 본청 l번님하고 명인집타워 1번님 지시사항임 . 123 직원들이 안전장구 갖추고 여객선 올라가가지고 승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안정시키기 바람. 이상. 수신 여부.
김경일 : 여기는 123 수신 완료. 수신 완료.

위에서 명인집은 서해청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명인집타워는 서해청 상황실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본청 1번님은 해양경찰청장을 말하고, 명인집타워 1번님은 서해청장을 말합니다.

앞에서 김경일 정장이 “잠시 후에 침몰”을 이야기했고 이제 “승객이 절반 이상이 안에 갇혀서 못 나오”고 있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해양경찰청장과 서해청장의 지시가 “123정 직원들이 안전장구 갖추고 여객선 올라가 가지고 승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안정시키”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수백 명의 승객이 탑승한 거대한 여객선이 침몰, 그것도 잠시 후에 곧 침몰할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 내리는 지시가 ‘직원들이 올라가서 승객들을 안정시키라’는 것이어야 할까요?

이 역시 말도 안 되는 지시입니다. “당장 승객들을 퇴선시켜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승객들을 퇴선시켜라!”가 당시 당연한 지시였습니다. 그게 아니면 승객들을 어떻게 퇴선시킬 계획인지 또는 어떻게 퇴선시키고 있는지, 현장조치 사항에 대한 질문을 했어야 합니다.

이렇듯 상황에 맞지 않는 교신은 10시 8분 TRS에서도 계속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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