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세월호 참사 당시 서해청장의 행적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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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의혹의 확정 ⑭] 서해지방해양경찰청1

세월호 참사 당시, 관련된 해양경찰의 단위에는 가장 말단의 목포해양경찰서(목포서), 그 상급단위로 서해지방해양경찰청(서해청, 목포 소재), 그리고 인천에 있었던 해양경찰청(본청) 등이 있었습니다.

해경은 현재 “고심 끝에” 해체돼 국민안전처 산하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재편되었고, 위 단위들도 각각 목포해양경비안전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해양경비안전본부로 바뀌었습니다. 대통령이 해경을 “해체”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바람에 해경이 공중분해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실제로는 명칭이 바뀌고 소관 사무가 일부 조정된 정도에 불과합니다.

해양경찰청의 근거가 구 정부조직법 제43조 “해양에서의 경찰 및 오염방제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해양수산부장관 소속으로 해양경찰청을 둔다”였다면, 해양경비안전본부의 근거는 개정 정부조직법 제22조의2 “국민안전처에 소방사무를 담당하는 본부장을 두되 소방총감인 소방공무원으로 보하고, 해양에서의 경비·안전·오염방제 및 해상에서 발생한 사건의 수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본부장을 두되 치안총감인 경찰공무원으로 보한다”입니다.

얼핏 봤을 때 ‘경찰’이라는 단어가 삭제되었기 때문에 기능이 크게 축소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개정 정부조직법의 부칙 제2조를 보면, 기존에 해경이 가지고 있던 육상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수사 및 정보에 관한 사무를 경찰청(육경)으로 넘기고, 해상교통관제센터에 관한 사무는 해양수산부로부터 이관받은 것이 변화의 전부입니다.

현재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해양경찰청이 수행하던 업무를 대부분 승계하였고 경찰권 역시 행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월호 참사 당시 제주VTS는 해수부 관할, 진도VTS는 해경 관할이라는 이원적 구조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여 이를 일원화하면서 해상교통관제센터에 관한 사무도 해양경비안전본부가 담당하게 된 것입니다.

아무튼 다시 2014년으로 돌아가서, 세월호 참사 당시 시행 중이던 ‘수난구호법’-현재는 ‘수상에서의 수색‧구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수면에서의 수난구호를 위해 해양경찰청에 중앙구조본부를, 지방해양경찰청에 광역구조본부를, 해양경찰서에 지역구조본부를 두게 되어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 해양경찰청에 중앙구조본부,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광역구조본부, 목포해양경찰서에 지역구조본부가 설치되었던 것이고, 당시 해양경찰청장 김석균이 중앙구조본부장, 서해청장 김수현이 광역구조본부장, 목포서장 김문홍이 지역구조본부장의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오늘은 서해청과 서해청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당시 시행 중이던 수난구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광역구조본부의 장은 △광역구조본부 관할해역에서의 수난구호업무 총괄·조정·지휘 및 관계 기관, 외국기관과의 협력, △관할해역에서의 수난구호업무 수행, △소속 구조대의 편성·운영 및 구조활동에 관한 지휘·통제, △지역 소재 수난구호협력기관과 수난구호민간단체의 수난구호활동 역할 분담 및 지휘·통제, △법 제33조에 따른 선박위치통보제도의 시행에 관한 사항, △해상수난구호업무를 위한 지역 통신망의 관리·운용, △그 밖에 중앙구조본부의 장으로부터 위임받거나 지시받은 사항 등을 관장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많은 일들을 해야 하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그렇다면 당시 서해청장은 이러한 임무를 책임 있게 수행하였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세월호 참사 당일 서해청 상황실에서 서해청장의 좌석과 거리상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었던 사람의 진술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서해청 상황실 배치도(김모 총경(서해청 경비안전과장) 검찰 참고인 진술조서(2014.7.4.) 첨부). ⓒ검찰

위 그림은 2014년 4월 16일 서해청 상황실의 배치도입니다. 서해청 상황실은 맨 앞에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는 멀티큐브 화면이 있고 그 뒤로 각 담당자의 책상과 컴퓨터 등이 있는 그런 구조입니다.

멀티큐브 화면을 정가운데에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서해청장의 자리가 있고 그로부터 왼쪽 대각선 방향으로 2.5미터 떨어진 곳에 서해청 경비안전과장의 자리가 있었습니다. 당시 서해청 경비안전과장 김모 총경은 상황실 상황대책팀의 팀장으로서의 임무와 광역구조본부 구난조정관으로서 서해청장에게 상황을 보고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진술과 자료에 따르면 김모 총경은 9시 4분경 서해청 상황실에 임장하였고, 서해청장은 그 1분 뒤인 9시 5분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적어도 세월호가 완전히 전복될 때까지 상황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럼 서해청장과 가까운 위치에 자리해 있고, 또 서해청장에게 상황을 보고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사람에게 당시 서해청장은 어떠한 임무를 수행하였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다음은 2014년 7월 4일 서해청 경비안전과장 김모 총경의 검찰 진술조서에서 서해청장에 대한 질문과 답변들을 모은 것입니다.

문 : 서해청장은 어떠한 지휘를 하였는가요.
답 : 잘 모르겠습니다.
문 : 서해지방청장은 광역구조본부장으로서 세월호 사고 당시 통합 지휘를 하였는가요.
답 : (작은 목소리로) 잘 모르겠습니다.
문 : 사고 접수부터 4.16. 24:00까지 서해청 시차별 주요조치사항 중 상황실 책임관이면서 광역구조본부장인 서해청장이 조치한 사항이 있는가요.
답 : 답변드리기 곤란 합니다.
문 : 진술인의 진술을 보면 사고 접수부터 4.16. 24:00까지 상황실 책임자인 서해청장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하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어떠한가요.
답 : (작은 목소리로) 잘 모르겠습니다.
문 : 세월호 사고 당시 서해청장은 상황실에서 무엇을 하였는가요.
답 : 상황보고를 받으신 것은 알고 있는데 무엇을 하셨는지는 상세히는 모르겠습니다.

뭔가 좀 이상합니다. 가까운 거리에 있고 심지어 전개되는 상황에 대한 보고 임무를 맡은 사람이 서해청장이 무엇을 하였는지 대해 전혀 답변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두 사람이 각자 자기 업무를 보는 그런 관계도 아닙니다.

문 : 진술인은 구난조정관으로서 각 대책반에서 올라온 진행 상황을 어떠한 방법으로 지방청장에게 보고를 하는가요.
답 : 상황실 서해청장님 자리 옆에 보드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보드판에다 제가 각 대책반에서 올라온 진행 상황을 그대로 기재하여 청장님이 실시간으로 보실 수 있도록 보고를 합니다.

경비안전과장 김모 총경은 서해청장 옆에 있는 보드판에 상황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보고를 하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일정한 내용을 기입하다 보면 서해청장이 어떤 질문을 할 수도 있고 어떤 지시를 할 수도 있을 텐데 김모 총경은 서해청장이 어떤 일을 하였는지 전혀 답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참사가 발생한 상황에 자신의 상사가 난처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어내서라도 일정한 지시를 한 것으로 진술을 할 수도 있을 텐데 그렇게 하지도 않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던 그 시간, 서해청장은 도대체 무엇을 하였던 것일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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