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의혹의 확정 ⑬] 해경 123정 6

9시 45분경 김경일 정장은 123정 자체를 세월호 윙브릿지에 접안시킵니다. 그리고 세월호 조타실에 있던 사람들을 구조합니다. 당시 조타실에는 선장을 포함한 선원 8명과 필리핀 가수 부부가 있었습니다. 전 국민이 아시는 것처럼 해경은 당시 조타실에서 나온 사람이 선원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 : 일반 사람들도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석에서 나온 사람이 운전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비행기 맨 앞에서 나온 사람이 비행기 조종사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는데, 조타실 출입문에 출입 통제가 씌어 있고, 조타실 내에 있었으며, 스즈키 복장에 무전기까지 소지하고 있었다면 누가 봐도 선원임을 당연히 알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답 : 예 그렇습니다. 그러나 당시는 선원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김모 경위(123정 부장) 검찰 참고인 진술 조서)

▲ 09:45:38경. ⓒ해경 123정 채증 영상

윙브릿지란 조타실 옆의 공간을 말하는데, 위 사진에서 노란색 테두리 내부의 영역입니다. 123정은 어떤 이유로 윙브릿지에 접안을 한 것일까요? 김경일 정장의 말을 들어 보겠습니다.

문 : 최초 123정에서 내린 고무보트에 경사 박○○과 경장 김○○가 탑승하여 세월호에 접근하는 동안 진술인을 비롯한 나머지 대원들은 무엇을 하였는가요.

답 : 123정을 세월호 좌현 선미 쪽에 붙이려고 하였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붙이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좌현 선수 쪽에 붙이려고 하였는데 그것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붙이지 못하고 다시 방향을 틀어 이동하고 있는데 윙브릿지에 사람이 보여 그 사람들을 태우기 위하여 123정을 세월호 윙브릿지에 갖다 댄 것입니다. (김경일 정장 검찰 참고인 진술 조서)

윙브릿지에 사람이 보여서 거기에 접안을 했다고 합니다. 언제나처럼 해경의 눈에 띄는 존재는 알고 보면 선원입니다. 처음에 고무단정을 내려 3층에 그냥 보이는 사람을 구조해 왔더니 그들은 5명 모두 기관실 선원이었습니다. 이○○ 경사의 경우에도 선수 쪽에 사람들이 보여서 그들을 구조하려고 세월호 갑판에 올라탑니다. 선수 쪽 사람들은 조타실 선원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선수 쪽에 사람들이 보여서 123정 자체를 윙브릿지에 갖다 댄 것입니다.

해경 눈에 선원들이 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항상 바로 그 눈에 띈 선원들만 구조할 뿐 나머지 승객을 구조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선원인 줄 알았든 몰랐든 일단 세월호에서 나온 사람에게 세월호의 상황, 승객들의 상황을 물어보고 상황에 맞게 승객들을 퇴선시킬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였지만 해경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 09:49:46경. ⓒ해경 123정 채증 영상

그러다 9시 49분경, 한 해경이 고무호스를 잡고 세월호 조타실로 올라갑니다. 박모 경장인데, 그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출석해 “아이들이 철이 없어서”라는 유명한 발언을 한 인물이기도 합니다(물론 곧 사과를 하기는 했습니다). 그는 도대체 왜 조타실로 올라간 것일까요?

문: 진술인이 조타실 안으로 들어간 경위가 어떻게 되는가요.
답: 조타실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구조하고 있는데, 뒤쪽에서 뭔가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말을 듣고 들어가 보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문 : 어떤 소리를 들은 것인가요.
답 : 무슨 말인지는 잘 알아듣지 못하였습니다.
문 : 사람의 목소리였는가요, 아니면 스피커 소리였는가요.
답 : 사람의 목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문 : 멀리서 나는 목소리였는가요.
답 : 123정의 선수 쪽에 모여 있던 사람들 중에 누군가가 한 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문 : 어떤 말을 들은 것인가요.
답 : 잘 모르겠습니다.
문 : 진술인에게 한 말인 것은 맞는가요.
답 :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문 : 상대방이 진술인의 이름을 불렀는가요.
답 :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듣지 못하였습니다.
문 : 그럼 말을 하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는가요.
답 : 아닙니다. 누가 말을 했는지는 보지 못했습니다.
문 : 그런데 진술인에게 말을 한다고 느낀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 제가 세월호에 있어서 저에게 말을 한다고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박모 경장 검찰 참고인 진술 조서 1회, 2014.6.4.)

어떤 소리가 들렸고, 본인은 그것을 조타실로 올라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내용도 모르고, 본인에게 한 말인지도 불분명한 어떤 소리 때문에 올라갔다는 말이 납득이 되시나요? 위 1회 진술만 보아도 박모 경장은 뭔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리고 이후의 진술을 보면 더더욱 그러한 생각은 굳어집니다.

문 : 진술인은 감사원 조사에서 세월호 조타실에 올라가면서 생각한 것이 세월호 조타실로 진입하면 비상탈출 스위치를 찾아 누르거나 선내 안내 방송으로 승객들이 퇴선하도록 방송하는 등 승객들에게 도움을 주는 가능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조타실에 올라갔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오늘 진술에서는 방송 생각을 하지 않고 사람이 나오지 않아 웅성거리는 소리에 올라가서 확인하라는 의미로 알고 조타실에 올라갔으나 아무도 없어 홋줄을 풀고 나왔다고 진술하였는데, 진술이 변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 올라갈 상황이 되었으면 올라갔을 것입니다. 방송을 봤다면 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문 : 감사원 조사에서는 진술인이 방송할 생각으로 올라갔다고 진술했는데, 오늘 진술과 배치된 것이 아닌가요.
답 : (묵묵부답) (박모 경장 검찰 참고인 진술 조서 2회, 2014.7.16.)

박모 경장은 검찰 1회 진술 이전에 있었던 감사원 진술에서는 선내 방송을 위해 올라갔다고 주장을 하였다가, 이제 검찰 진술에서는 다르게 진술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소리’라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러다 4회 진술에 이르러서는 사람의 목소리인지조차도 모른다고 진술합니다.

문 : 진술인은 세월호 좌현 윙브릿지 아래에서 조타실에서 나오는 선원들을 받아 안전하게 123정에 옮겨 태우던 중 09:49경 조타실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 누군가 하는 무슨 소리를 듣고 제가 올라가게 된 것입니다.
문 : ‘누군가’는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요.
답 : 잘 모르겠습니다.
문 : ‘무슨 소리’란 인근에서 들려오던 육성이던가요, 대공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소리던가요.
답 :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뒤에서 나오는 소리였습니다. (박모 경장 검찰 참고인 진술 조서 4회, 2014.8.3.)

시간적으로 가장 나중에 있었던 선장선원 재판 1심 공판에 출석하여 진술할 때는 내용이 또 달라집니다.

문 : 누가 증인에게 조타실로 올라가라고 한 것인가요.
답 : 예, 정확히 듣지 못했는데, 짤막짤막한 말을 듣고 올라갔는데, 홋줄이라는 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 : 짤막한 말이 대공 방송으로 나왔나요. 육성으로 소리치는 말이었나요.
답 : 마이크는 못 들었던 것 같고 육성으로 말했던 것 같습니다. 경황이 없어서. (선장선원 재판 1심 제8회 공판조서의 일부, 2014.8.13.)

‘홋줄’이라는 단어가 새롭게 등장하였습니다. 5월에 있었던 감사원 감사에서부터 6~8월에 걸친 검찰 진술에서 단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던 단어가 홀연히 등장한 것입니다. 심지어 검찰 조서 4회에서는 근처 사람의 목소리인지, 스피커 소리인지조차 모르겠다던 사람이 이제는 구체적인 단어를 들었다고 하는데 이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꼭 범죄 심리학 전문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박모 경장은 뭔가 숨기고 있다는 것, 뭔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모 경장은 세월호 조타실에서 소위 ‘검은 물체’를 가지고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가 세월호 조타실로 진입한 이유는 현재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검은 물체가 무엇인지도 아직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시 박모 경장이 조타실에 진입하여 퇴선 방송을 하였다면 수백 명의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 세월호 조타실 사진. ⓒ검찰

위 사진은 세월호 조타실을 우현에서 좌현쪽으로 촬영한 것입니다. 당시 세월호가 50도 이상 좌현으로 기울었으므로 조타실 입구까지 줄을 잡고 올라왔다면 그 다음에는 입구 왼쪽 옆(사진상으로는 오른쪽) 공간에 올라탈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쭉 연결되어 있는 핸드레일을 잡고 이동이 가능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조타실 내에는 퇴선 방송을 할 수 있는 장비가 곳곳에 있었습니다.

문 : 세월호 조타실은 특이한 점이 있나요
답 : 제가 봤을 때는 특이점이 없고 일반 보통의 배와 동일합니다. 방송 장비가 마이크 누르면 소리가 나는 방송 장치, 전화기 0번 돌리고 말하면 전체 선내로 퍼지는 장치, 퇴선경보를 제끼면 되는 것(띠띠띠 소리가 남) 등 모두 동일합니다. 세월호 조타실 사진을 보면 동일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배에 인가가 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무전기로도 방송이 됩니다.
(진모 전 해군 해난구조대 대장 검찰 참고인 진술)

이러한 방송 장비는 일반적인 뱃사람이나 해양경찰은 모두 작동을 할 줄 아는 장비들입니다. 박모 경장이 조타실 내부로 진입하여 퇴선 방송을 하였다면 대부분의 승객들은 구조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조타실 입구에서 조타실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했다라고만 이야기합니다.

문 : 증인은 ‘당시에 조타실 내로 올라갈 수 없었다. 미끄러졌다’라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당시 올라가기 위해 어떤 시도를 했나요.
답 : ‘뛰어야 되나’하는 생각을 한 번 했었습니다.
문 : 위쪽으로 뛰어야겠다는 생각만 했을 뿐, 신체적인 움직임이 있었나요.
답 : 없었습니다.
문 : 당시에 조타실 내에 집기들이 있었을텐데, 집기들을 밟고 올라가려고 시도는 해 보았나요.
답 : 못했습니다.
문 : 어린 여학생들도 사물함을 밟고 기어 올라가는 시도를 해서 실제 탈출한 학생들이 다수 있는데, 훈련 경험이 있는 증인은 그러한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으면서 개인적 역량이 부족해서 올라갈 수 없었다고 진술하는 것인가요.
답 : …. (선장선원재판 1심 제8회 공판조서의 일부)

이렇게 전원 구조할 수 있었던 또 한 번의 기회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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